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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나눈 이야기를 읽고...

후기

이 책은 자신의 인생은 매일같이 한탄하며 신을 원망하던 한 사람이, 신에게 편지를 쓰다가 스스로 답장을 쓰게 되었다고 하며 시작된다. 나는 무신론자이고 시작부터 너무 허무맹랑한 전개라 믿기지도 믿을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 내용이 궁금했다. 도대체 신이 뭐라고 했길래 편지 내용을 책까지 내었고, 한국어로까지 번역이 되었을까. 하지만 책을 읽은 후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물론 지금도 신이 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신이 있다면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할 정도로 논리가 매우 탄탄하고, 개인의 관점에서는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말해준다.

"신은 사랑이 존재하려면, 또 자신을 순수한 사랑으로 인식하려면 그것의 대립물도 존재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리하여 신은 자진해서 그 위대한 극단, 사랑의 절대 대립물, 곧 사랑이 아닌 모든 것, 오늘날 두려움이라 부르는 것을 창조했다. 두려움이 존재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사랑은 자신을 체험할 수 있는 것으로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p53

모든 형용할 수 있는 것은 상대적이다. 만약 세상 모든 사람들의 키가 똑같다면 키카 크거나 작다는 개념이 없었을 것이다. 아니 아예 키라는 개념조차 몰랐을 것이다.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사랑을 이해하려면 두려움이 있어야만이 가능했기 때문에 두려움을 창조했다고 한다. 두려움 없이 사랑만 있는 세상, 그것은 사랑이란 무엇인지, 사랑이란 개념이 아예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너희 스스로 하지 않는 어떤 것도 내가 너희를 위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은 법칙이고 예언이다." p92

옛날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이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신은 가만히 있는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존재가 아니다. 내가 하기를 원하는 것을 하는것을 바라볼 뿐이다. 사실 이 말은 신이 있으나 없으나 나에게 마찬가지이다. 신이 있다면 관찰자일 뿐이고, 없다면 없는대로 아무 의미가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네가 할 일은 그들을 자립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들에게 너 없이 살아가는 법을,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완벽하게 가르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네가 필요한 한, 너는 결코 그들을 축복하는 것이 아니기에, 네가 그들을 진실로 축복하는 것은 오직 그들이 너를 불필요한 존재로 느낄 때 뿐이다." p192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약간은 의아했다. 다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은 나를 불필요한 존재로 느낄 때 이라니, 참 아이러니 하다. 하지만 신은 사람들이 신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상태가 아니라, 신에게 아무것도 바랄게 없는 상태가 가장 기쁨이고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는 동의한다.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사랑은 언젠가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에 스스로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는 것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온 만물에 대한 신의 사랑이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사랑과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네가 참으로 원하는 건 나도 참으로 원한다. 그 밖에는, 그 이상으로는, 원하는 게 없다. 너는 이게 바로 내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이라는 걸 모르느냐? 만일 내가 네게서 너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닌 것을 원한다면, 그래서 네가 그것을 갖게끔 해주기까지 한다면, 네 자유선택권은 어떻게 되는가? 만일 네가 어떤 존재가 될지, 어떤 행동을 할지, 뭘 가질지까지 내가 일일이 말해준다면 네가 어떻게 창조력을 가진 존재일 수 있겠는가? 내 기쁨은 네 맹종 속에 있지 않고 네 자유 속에 있다." p275

위에서와 마찬가지로 신이 내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내가 하는 것 뿐이다. 바로 사람들의 자유의지이다. 위 말대로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신이 원하는 것을 내가 갖게하는 것은 자유의지의 박탈이다. 나는 내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싶은 대로 행동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나의 선택이고 내가 원하는 일이다. 내 인생의 모든 결과는 나의 선택에서 비롯된다. 이 자유의지야 말로 신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신을 믿지 않는 내가 신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할 수 있다니 참 신기하다. 이 책에는 인생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알려준다. 이러한 내용을 전달하는게 꼭 신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신이 존재한다면 어떠한 생각을 할까? 라는 궁금증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나는 네가 원하는 것을 원한다. 너희 스스로 하지 않는 어떤 것도 내가 너희를 위해 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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